film2016. 10. 10. 20:59

있는 영화 아무거나 봐야지~ 하고 Adrian Lyne의 영화를 또 봤다.

여주인공(Diane Lyne) 예쁘다 Nine half weeks의 킴 베이싱어랑 체형이나 스타일이 비슷해서 감독 스타일인가보다 했다.

결혼한지 11년, 행복하고 안정되게 지내던 여자가 길거리에서 만난 외국 남자랑 눈이 맞고

그걸 알게 된 남편이 남자를 찾아갔다가 홧김에 살인을 저지른 후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부부가 괴로워하면서

이 모든 건 우리 아들, 우리 가족을 최고로 위하는 우리의 소중한 가치 때문이야 라고 합리화하며 울고

멕시코 해변으로 도망가서 이름 바꾸고 낚시하고 기타 배우며 살자고

끌어안으면서 끝난다.

역겹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가족의 가치라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두 등장인물이지 감독이 아니다. 그러니까 어느정도 이 역겨움을 드라마틱하고 진부하고 구질구질하게 느끼도록 유도된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감독이 직접 질문을 던지거나 비웃음을 날리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약간 알아볼 사람만 알아보고 느껴~ 라는 주의인 거 같고, 뭐라고 느끼든 사실 상관 없다는 듯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대충 만든 건 아니겠지만 철저하지는 않다는 것인데, 이게 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 정리된 상태 자체가 그런 것 같다. 이 감독의 생각들에는 마침표가 없다. 이러니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 가능성을 알아보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적은 것이다. 아직은 끝까지 가지 않은 감독이다.


불장난이 정리되는 과정이 재밌었다.

남편이 두 사람의 일을 알게된 즈음

여자는 서점에서 남자가 또 다른 여자랑 놀고 있는 걸 보고 난리를 치는데

남자가 친구일 뿐이라며 싸우다가 둘이 또 한다. 이때부터 추해진듯..

남편이 그 남자의 집에서 살인을 저지른 직후

남자의 전화응답기에서는 아내가 지금 막 보내온 그만 만나자는 메시지가 오고, 

나중에 경찰이 실종 수사하러 부부의 집에 왔을 때

죽은 그 남자에겐 사실 별거 중인 아내가 있었다는 걸 여자는 처음 알게 된다.

서로 불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밀을 조금씩 알게되는 순간의 눈빛교환 같은 게 재밌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연출은 전반적으로 다 진부했다.

연출에서 감각과 스타일을 중시하고 드라마틱한 에로티시즘을 좋아하는 취향은

<롤리타> <나인하프위크>에서 더 정갈하게 다듬어져 그 나름의 정수를 뽑아낸 것 같다. (두 영화도 잘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매력이 피어나기는 했으니까)

두 영화는 잘 봤는데 이 영화는 그냥 그랬다.

설명 방식이 너무너무 친절하고 틀에 박혀있다. TV드라마 보듯 그저 충실한 묘사.


하지만 사람들이 좀 더 두루 이해하고 의미 있게 생각할 법한 그런 의미를 찾는다면 다른 작품들보다 이 작품이 더 할 얘기가 많을 것이다.

죄에는 벌이 따라야 한다는 믿음에 대해, 죄와 죄책감에 대해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하면서 생각하게 되었고

<장기적인 안정감과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추구가

추하고 기만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몸에 대한 찬미의 시간들과 거기에 따르는 감정의 무게와 집착까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찬란했고 추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행복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꿈꾸며 살아가는 인간은 얼마나 귀여운가,

죄는 처벌받아야한다는 논리는 삶 속에서 얼마나 위태로운가 생각했고

그 논리를 이성적으로 질문없이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 같다 고 느꼈고

쓰다보니 

죄가 무엇인지 아는지 여부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한다면,

죄를 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신과 인간을 구분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는 생각도 든다


음 그리고

처음부터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도 없는 건데, 죄라는 개념이 성립되고, 그 즉시 죄->처벌이라는 인과논리가 지워지지 않고 따라붙는 것

이런 일이 사회 시스템 속에서나 인간의 마음 속에서나 비슷하게 일어나는 것"에

반기를 드는 생각들이 있었는데

그 뒤로

자신의 죄를 두려워하고 괴로워하지만, 

죄에 대한 진실을 마주하려는 노력이라든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하는 결단

과 같은 무엇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무언가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싶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추구하며 

스스로도 벗어나지 못한 처벌의 개념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사회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두 인간의 모습이 추하다고 느껴진 것

나의 반발적인 생각들과 추의 판단이 부딪히는 지점

이 흥미로운 것 같다 (자신의 생각과 감상을 나란히 놓고 보면서 흥미롭다고 생각하는중이다)

그니깐 나는 꼭 죄 지었다고 해서 처벌 받아야 돼? 라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미적으로 추하다'는 감상 속에서 이 두 사람에 대한 윤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닌가??? 이 점이 재밋다


그렇다면 그 상황에서 내가 기분좋게 볼 수 있는 주인공의 결말이란

"그래 우리 인간들은 어쩔 수 없어~ 바람필 때 미안하고 힘들긴 했지만 솔직히 오랜만에 진짜 살아있는 기분도 들었어

삶은 그렇게 살아야되는 거지 무슨 미국식 중산층 가족의 가치 같은 거 뭘 위한 건지 잘 모르겠어 기만적이야

우리 각자 자유롭게 살자~ 그래도 우리가 서로에게 오랫동안 지켜온 의리와 아들에 대한 사랑은 그대로이고 그건 소중하니까

서로 사랑해주되 구속하지 말고 살자~~~~"

이렇게 갔어야하는 것인가보다.


그럼 '여럿의 애인들'이란 문제 때문에 힘겨워하는 주인공들을 볼 때 '저 사람들 추해지고 있다'고 느낀 것은?

두 사람이 두 사람만의 세계에서 행복해할 때 그 순간들의 아름다움을 느낀 것은?

인간은 왜 이럴까 나도 인간이라 나의 미/추 판단 역시 이렇게 엉켜있는 것 같다. 이것도 역겹고 저것도 역겹고 찰나의 것만 아름답다고 느끼면 어쩌자는 거야? 인간이 살고 있는 땅이란 이런것.....ㅎ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려진 지구 로봇 사랑이야기  (0) 2016.10.01
미드 Mad Men 시즌1 2007  (0) 2016.08.13
루시 2014 뤽베송  (0) 2016.08.07
케이트블란쳇,루니마라  (0) 2016.08.07
시민케인1941  (0) 2016.08.06
Posted by 누뉴누누
film2016. 10. 1. 13:14

진짜 오랜만에 맥북을 열고
월 이 wall e 를 이제야 보고잇는데
너무 아름답다..

우주랑 로봇이랑 지구의 생명이랑 문명 이야기가 다 나오니까 철학적이당
i dont want to survive i wanna LIVE!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Unfaithful (2002,Adrian lyne)  (0) 2016.10.10
미드 Mad Men 시즌1 2007  (0) 2016.08.13
루시 2014 뤽베송  (0) 2016.08.07
케이트블란쳇,루니마라  (0) 2016.08.07
시민케인1941  (0) 2016.08.06
Posted by 누뉴누누
film2016. 8. 13. 14:35

예전에 받아놓은 매드맨을 보기 시작했다!

6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광고회사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해서 관심 가졌던 건데,

시즌 1의 에피 1만 본 지금 느끼기엔 아주 괜찮은 것 같다.

첫 회 초반부터 젠더 이슈를 꺼내는 장면이 자꾸 나와서 좀 놀랐다.

주인공 드레이퍼 역의 존 햄이 잘생기고 수트핏 멋있고 매력적으로 나와서 더좋음ㅎㅅㅎ

꾸준한 정주행은 잘 못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계속 봐바야지! 재밌을 것 같다.


심슨에서 인트로 패러디한 것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Unfaithful (2002,Adrian lyne)  (0) 2016.10.10
버려진 지구 로봇 사랑이야기  (0) 2016.10.01
루시 2014 뤽베송  (0) 2016.08.07
케이트블란쳇,루니마라  (0) 2016.08.07
시민케인1941  (0) 2016.08.06
Posted by 누뉴누누
film2016. 8. 7. 21:27

개봉 전에 뤽베송 스칼렛요한슨 최민식 +컨셉 정도의 정보만 듣고 좀 기대하다가 나오는 평들 듣고 그냥 안봤었는데

갑자기 보고싶어져서 루시 봤다

재밌는 상상일 수 있는 소재를 왜 이렇게 끌고갔을까

욕심 많이 낸 것 같은데 마냥 폭주하기만 하다가 끝나버린다...

자기 욕심만 가득 채웠다는 점에서 심형래의 디워 보는 느낌?

나 원래 과학적인 척하면서 말도안되는거 좋아하는데 끙

철학적인 주제를 건드리는 방식 역시도 거칠어서

이 영화를 두고 배보다 배꼽이 큰 재밌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욕심을 냈으면 분명 영화를 위해 공부도 많이 했을텐데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잔인하게 혹평하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안들고 그냥 신기하달까

영화는 구리지만 이런 시도를 이렇게 자기 맘대로 한 것을 보니 뤽베송의 근황이 궁금해짐

보면서 지루하거나 영화 작 솜씨 자체가 너무 후지다고 느낀다거나 그런 건 없었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려진 지구 로봇 사랑이야기  (0) 2016.10.01
미드 Mad Men 시즌1 2007  (0) 2016.08.13
케이트블란쳇,루니마라  (0) 2016.08.07
시민케인1941  (0) 2016.08.06
현기증vertigo 대충  (0) 2016.08.05
Posted by 누뉴누누
film2016. 8. 7. 17:06

love how she talks
https://youtu.be/QYxuHZmLkBc

nice interview
https://youtu.be/zOn7WOUjBzA

https://youtu.be/Co4KX9loPPA
ㅋㅋㅋㅋ아 케이트블란쳇 넘좋아
칸에서 한 단독인터뷰에선 정말 우아하고 지적이고 멋있었는데 엘렌쇼에서 5seconds rule game, 남편 만난 얘기 첨만났을땐 서로 싫어했는데 도박 문신 이런거 같이하면서 3일만에 잤고 좋아졌다 얘기할땐 다른 의미에서 매력있고 이 인터뷰에선 또 이상하넼ㅋㅋ넘 좋다 캐롤 보고 책모임 친구들한테 케이트블란쳇 때매 레즈되겠다고 그랬는데 진짜 그럴만한 여자같다 수상소감 같은 것들만 봐도 다 재밌고 빠져든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드 Mad Men 시즌1 2007  (0) 2016.08.13
루시 2014 뤽베송  (0) 2016.08.07
시민케인1941  (0) 2016.08.06
현기증vertigo 대충  (0) 2016.08.05
싸이코 1960 알프레드 히치콕  (0) 2016.07.29
Posted by 누뉴누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