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2016. 8. 5. 00:15

(50-60년대 영화들 포스터 너무 좋다ㅠㅠ)

싸이코는 친구랑 같이 짱재밋지 하면서 본다음 맥주마시면서 떠들고 싶은 스릴러엿다면 현기증은 방구석에서 혼자 계속 다시보면서 감탄하고 싶은 영화엿다
전자는 수직 수평 구조 후자는 나선형 구조가
미장센이나 특정 상징뿐만 아니라 플롯 앵글 캐릭터관계 곳곳에 치밀하게 들어가있다
변태같은 완벽주의 너무좋다

현기증은 거기서 한번 더 들어가서

영화가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고
대사 속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들이 영화에 대한 묘사도 되고
사랑에 대한 (아주 공감가고 얼룩덜룩한) 히치콕의 경험이자 생각이기도 하고
동일시와 죽음 충동이라는 프로이트/라깡적 욕망을 그리고 있기도 한 점

초록색 빨간색 색깔 사용의 치밀함
색깔과 대사를 등장인물들이 서로서로 대물림하는 것
허구의 모사의 모사로 인물들을 통해 미끄러져오는 동일시

이런 것들이 전부 나선형을 그리며 관객에게 폐쇄된 밀실이라도 제공하는 듯한 느낌으로 어지럽게 돌고 있다는 점이 감탄스러웟다

그외
중간에 편지찢는씬에서
대상화되어오던 여자의 존재가 전면에 나타나 관객을 응시하고
이전까지의 구조를 찢어버리면서
극을 내내 이끌어오던 미스터리가 사라지고 서스펜스로 옮겨가는
과감한 서사적 실험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의 존재
엉거주춤한 그 자세로 결국 주인공 혼자 남으면서 끝나는 것
그 마무리
가 너무 좋았다

인기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서 대중적인 영화를 잘 만드는 와중에도
이 영화에서 드러난 사랑에 대한 히치콕의 접근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근원적인 통찰도 엿보이고
감독이 가진 치밀한 변태스러움과 뒤틀린 내면이
그 외 기술적인 탁월함, 정치적인 술수를 부리는 외면적 모습과 종합해서 볼때 되게 흥미로워서
영화보다는 감독이 뇌리에 남아버리게 된다
그래서 아주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이 되는데도 별점 다섯개를 선뜻 누르지 못하게 되는듯

라이브톡은 저번꺼가 더 재밌었다
오늘은 극장에 사람이 참 많았는데
옆엣분은 코골며 주무시고
라이브톡 때 나간 사람도 꽤 있어서
결국 남은 인원은 비슷햇다

개인적으로는
그래 사랑은 불가능한 것이 맞다
하지만 아무것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편안한 일상의 영역에서 적당히 사랑스럽게 지낼 수 있는 가족같은 연인을 안정적으로 두고
일상 바깥의 영역,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히치콕처럼 콘티 하나하나 치밀하게 그려서 아무도 의도와 다르게 편집못하게 내맘대로 다 찍는 그런
변태같이 완벽한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일
나의 가장 뒤틀린 생각들과 그 안에서 발견한 진리 비슷한 것을 정교하게 그리는 일
을 하고 싶다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엇다
히치콕의 삶도 사실 그랫던거같다
전기 두껍다는데 읽어보고싶다
진짜 미친 사람은 자기가 미친지 모른다, 어느정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미친 내면의 균열을 표현할 수 있다
는 나의 생각이 한번더 떠오르는 순간이엇당


아니근데 이러케쓰니까 히치콕이 무슨 흔한 도식적인 영화+사랑에 대한 대충 부정적이고 추한 묘사 따위를 한것처럼 보이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케이트블란쳇,루니마라  (0) 2016.08.07
시민케인1941  (0) 2016.08.06
싸이코 1960 알프레드 히치콕  (0) 2016.07.29
연인(The Lover,장자크아노1992)  (0) 2016.07.18
페미니즘 영화의 좋은 예: 매드맥스  (0) 2016.07.04
Posted by 누뉴누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