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더 사적인 기록

포기하는 지점

누뉴누누 2016. 7. 25. 12:26

사람이 빠져있는 미궁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면 다른 누구의 도움으로도 할 수 없다.

나는 볼 수 있지만 말해주는 법을 모르겠다.

본인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데 뭘.

타인의 불행을 가엾게 생각하지만, 그게 스스로 만든 불행이라는 걸 본인은 모른다면, 그 가여워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냥 그대로 좋게 봐주는 수밖에 없다.

축복해주고 조용히 멀어지는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 좋아져있는 모습을, 건강하고 자유로운 얼굴을 마주치게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 기대하거나 믿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왜 가장 가까웠던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이런 일을 겪게 될까.

사람들은 저마다 그런 짐을 가지고 있는데 가까이서 보고 싶지도 않고 관심이 없어 보지 못하다가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그 사람의 짐은 신경쓰게 되는 것인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미궁에 빠져있었을 때 그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줘서 그 뒤에 그 사람이 빠진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 책임을 묵묵히 받아들여야지 뭐..

나는 나에게 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누군가의 눈에는 나도 똑같을 수 있겠지

사실 요즘 홀가분하고 온전한 마음상태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랑 내 가족들이랑) + (내 친구들 중에서도 한 명)밖에 없다.

이 정도에 감사한다.

나부터 잘하고 좋은 모습을 유지하면 충분하다고, 그게 지속되면 커질 거라고 그렇게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그렇게 본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판단은 오만일 수 있기에 미안함을 느낄 줄 알아야하는 것 같다. 아예 보지도 생각하지도 않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일 수도 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가관이다. 메갈도 메갈을 욕하는 사람들도 다 똑같이 허우적거리고 있다. 슬쩍이라도 봤다간 헉 다같이 미쳐가는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나서 안본다.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깨끗해지고 균형이 돌아온다고 했다. 한동안 침묵을 즐기고 싶다. 

요약: 인간은 뭣이 중헌지 잘 까먹는 존재인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유연한 사고를 못하고 스스로 안에 갇힌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괴롭기만 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없으니 안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