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덩~~ &도리
와 오늘 되게 덥다 라고 생각하면서 귀가하여 방에 들어오니 문득 더워서 끈적끈적해진 몸이나 운동해서 땀이 흐르는 몸이나 사실 땀이 눈에 보이느냐의 차이일 뿐 똑같이 끈적끈적해! 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문을 닫고 알몸 운동을 하였다. 헬스 등록을 좀 더 미룰 수 있겠다 ㅎㅅㅎ.. 3대운동 3세트하고 맨날 하는 스트레칭들만 했는데 이 정도 운동도 몇달만에 하는 것인지 반성이 된다. 희미한 복근도 상복부에만 있는 것 같은데 하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방바닥에 누워서 복근운동할 때 몸이 바닥에서 떨어질 때마다 짝 소리가 난다. 으 더러웡
책을 세 권이나 샀는데 다 잘 산 것 같아 뿌듯하다. 일주일동안 네 권의 책을 열심히 최대한 탐독할 것이다
아 그리고 도리를 찾아서 봤는데! 니모를 안 본 나는 기억력이 3초밖에 안가는 물고기가 주인공이라길래 생각만 해도 노답이지만 어떻게든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지겠지, 주인공이니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하나도 안귀엽고 주인공이 이렇게 극혐인 경우는 또 처음봤다.. 자신을 못믿으니까 (믿으면 안되니까) 주변에 도움 청하는 게 입버릇이 되어 있어서 진짜 말많고 의존적이고 너무나 극혐이었다.. 하지만 우정의 힘으로 모든 일을 해내는 내용인데 특별한 능력이 있고 용기있고 정의로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주인공(대표적으로 해리포터가 생각난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단점을 채워주고 단점이기만 할 수 있던 개성을 장점으로도 만들어주고 손에 손잡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감동을 주었다. 그러니까 이런 무능력하고 극혐인 주인공을 내세운 것 자체가 픽사다운 멋짐이라는 생각이다. 잊어버린 기억들을 문득문득 떠올리는 순간들에 도리가 주변 친구와 주고받는 대화나 혼잣말들을 보면 "잊어버린 거야" "기억이 났어"라는 말을 굉장히 실존적인 느낌으로 자주 하는데 여기에 종교학적인 의미를 의도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자기비하 거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계속 스스로에게&서로에게 자신감을 가져야돼 라고 외치며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교육적이고, 더빙판의 경우 모든 글씨를 한국어로 써놓는다든가 '핸드' 정도의 영어를 빼놓고는 전부 번역을 완전하게 하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그래서 어른들은 원어로 보는 게 더 재밌을 법하다. 드립들을 교과서화해서 듣는 기분이 드는 장면이 종종 있었다. 가끔 보는 토크쇼 진행자 ellen이 도리 목소리 내는 것도 궁금하다). 러닝타임이 실제로도 짧고, 정신없이 앞으로 달려가는 도리 성격 탓인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그래서 여운을 즐길 만한 공간은 별로 없다. 그래도 기어코 애니메이션 보면 한번씩 잘 우는 나는 도리가 마침내 부모님을 찾았는데 부모님이 그 순간에조차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개껍질을 들고 있는 걸 보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찡하다.. 도리 잃어버린지 천년만년 된 것 같은데 평생 도리만 생각하면서 그 자리에서 그렇게 조개껍질 길 놓으며 기다렸다는게... 흐흑.. 아 근데 더빙으로 봐서 애기들 짱많았는데 애기들이 자꾸 이상한 포인트에서 무서워~~~라고 칭얼대서 신기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물속을 2초 이상 비추거나, 주인공이 막막한 감정을 느끼는 등의 짤막한 순간에 그들은 무서워 라고 한다. 무서우라고 그려진 무서운 캐릭터들 나올 땐 안 무서워하는 것 같던데. 애니메이션-영화-나오면-같이-보는-친구한테(오늘은 내가 걔 버리고 혼자 봤는데 영화관 나오자마자 도리 보겠냐고 연락와서 소름돋았다) 이 얘기 했더니 역시 동심이란 이라고 했다. 아 그리고 도리 초반부에는 필리핀 바닷속에서 봤던 것들이랑 똑같은 것들을 실사랑 약간 거리가 있는 3D로 표현해놓은 걸 마침 갔다온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보니 신기했다. 바닷속 식구들 행동도 그렇고 심지어 고래상어까지 ㅋㅋㅋ 왓챠 플레이 가입해서 자연 다큐멘터리 잔뜩 보고싶다. 다담주에 해야지. 운동기록하려고 온 블로그인데 역시 금방 길게 쓰는 건 참잘해.. 어쨌든 마케팅 열심히 하고 흥행도 꽤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주 추천할 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따지자면 각본의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