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서울의 우울-마광수

누뉴누누 2016. 6. 29. 00:13

살아 있는 독수리는 무섭지만
박제된 독수리는 멋있다.

살아 있는 호랑이는 무섭지만
박제된 호랑이는 멋있다.

살아 있는 사랑은 무섭지만
박제된 사랑은 멋있다.

우리들의 삶은 '죽고 싶다'와 '죽기는 싫다' 사이에 있다.
우리들의 사랑은 '자유롭고 싶다'와 '자유가 두렵다' 사이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바라는 삶은, 또는 사랑은
마치 박제된 독수리와도 같은
감미로운 가사 상태이다.

죽어 가는 생명은 애처롭지만
박제된 생명은
멋이 있다.